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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빚쟁이의 외침: 나는 왜 항상 제자리걸음일까?

오토맨 2025. 7. 21. 14:31

성실한 빚쟁이의 외침: 나는 왜 항상 제자리걸음일까?

 

나는 내 삶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6억 원의 빚은 내게 현실이지만, 그것이 변명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오늘도 일한다.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지키며, 조금씩 부채를 상환해 나간다.
삶이 흔들릴지언정, 무너뜨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살아간다.

하지만 월급날마다 마주하는 숫자들, 그 중에서도 세금 항목을 볼 때마다 깊은 회의감에 빠진다.
그 금액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내 시간, 내 노력, 내 인내의 결과물을 국가가 아무런 질문 없이 떼어가는 증거다.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그 돈은 누군가의 보육료,
어떤 청년의 내일채움공제,
또 다른 누군가의 의료비기초생활수급으로 흘러간다.

나는 안다.
그 돈이 결국 사회를 떠받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
그래서 기꺼이 낸다. 억지로가 아니라, 책임감으로.

나는 복지를 반대하지 않는다.
사회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여야 한다는 데 누구보다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이 질문은 남는다.

 

왜 그 책임은 언제나 '성실하게 내 몫을 다하는 사람'에게만 집중되는가?


나는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

 

나는 한 번도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소득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지원의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나는 언제나 '기여자'로만 분류됐다.

그러나 사회는 나를 감사의 대상이 아닌,
그저 '돈을 걷어가는 자동화 시스템'처럼 대한다.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 혜택을 받는 이들조차,
그 돈이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생각할 뿐,
나와 같은 개인들의 땀과 성실의 대가라는 사실은 잊고 있다.


"당연함"이 억울함이 될 때

 

나의 노동은 국가 재정을 떠받치는 자원이 되지만,
그 구조가 나를 시민으로서 보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
그게 나를 가장 억울하게 만든다.

 

내가 지탱하는 이 복지의 그물이, 정작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역설.
나는 세금의 원천이지만, 복지의 수혜자가 아닌 사회의 투명한 조각이다.

 

 

나는 특별한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인정을 바랄 뿐이다.
이 사회가 "지탱자"로서의 내 존재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 복지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


억울함 없는 성실함을 위하여

 

오늘도 나는 내 빚을 갚는다.
오늘도 나는 내 세금을 낸다.
그리고 내일도 똑같이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내 삶을 책임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둥이 되어주는 이들의 성실함이
억울함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감사와 존중으로 보답해야 한다.

 

 

 

우리의 존재가 지워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의 책임감이, 자긍심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